덴마크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의 실패 사례

마포 추가 소각장에 대한 우려

SungYong SungYong

Sept. 17, 2022, 10:19 p.m.

서울시가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를 롤모델로 삼고 단순한 쓰레기 소각장이 아니라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마게르 바케에 대한 최근 자료를 영어로 검색해보면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은 코펜하겐을 포함한 5개 지자체가 운영하던 40년 된 소각장이었습니다. 이 소각장을 "현대화"하겠다며, 소각장 업체에서 바꾼 이름이 ARC(Amager Resource Center: 아마게르 자원센터) 입니다.

언론에서 "아마게르 바케"라고 부르는 이유는 거기에 예전부터 소각장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듯 합니다.

어쨌든, 이 글에서는 오세훈이 롤모델로 삼겠다는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의 이름을 ARC라고 부르겠습니다.

1. 서울시의 홍보와 달리 코펜하겐시는 애초에 ARC를 원하지 않았고, 재활용과 재사용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의 시설을 원했습니다.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은 40년 묵은 소각장을 현대화 하면, 톤당 전기생산량과 열 생산량을 20% 높일 수 있고, 톤당 공기오염은 50% 줄일 수 있다며, ARC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일단 여기서 속지 맙시다. 호언장담한대로 톤당 공기오염을 50% 줄여도, 쓰레기 태우는 양을 늘리면 시간당 공기오염은 당연히 늘어나겠죠? ) 5개 지자체 중에서 3개 지자체가 승인을 했는데, 코펜하겐을 비롯한 2개 지자체는 입장이 달랐습니다.

2012년, 코펜하겐시는 ARC프로젝트를 위해 필요한 5.34억 유로의 대출보증을 거절했습니다. 코펜하겐시는 대규모의 소각장을 지을 경우, 재활용 활동이 위축되고 더 많은 쓰레기를 쉽게 태우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그래서 재활용과 재사용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시설을 만들라고 요구 했습니다.

그러나, 아마게르 바케 이사회에서 "경제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계속 지자체들과 협상을 벌였습니다. "유럽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후계획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새로운 대규모 시설이 고비용이어서 경제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었지만, 결국은 코펜하겐시 의회를 설득시키고 승인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덴마크 재무장관 Corydon이 개입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 사람의 선거구는 소각로 용광로를 공급하는 회사가 위치한 곳이었다고 하네요.

오세훈이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아마게르 바케 역시 친환경을 목표로 추진되었다기보다는,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추진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롤모델로 삼기로 했나봐요.

2. ARC(아마게르 바케)에서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2.1 타 지역의 쓰레기를 수입해서 태우기 시작함

ARC가 지자체와 주민을 설득할 때, 타지역의 쓰레기를 수입해서 태우지는 않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ARC는 연간 560,0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365일로 나누면 1,536톤입니다. 시설이 이렇게 큰데, 태울 쓰레기가 충분하지 않아서 또다시 "경제성이 없다"며 하소연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쓰레기를 태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2018년 한해에만 3만톤의 쓰레기를 영국에서 수입해서 태웠습니다.

제가 전에 썼던 강남 소각장 이야기 기억나시나요? 서울시는 송파구+강남구 쓰레기를 태우겠다고 1,800톤을 제안했다가 주민들이 반발하자, 강남소각장에서는 강남 쓰레기만 태운다며 900톤으로 합의를 봅니다. 하지만 강남 쓰레기는 하루 250톤 규모였죠. 완공이 된지 몇주 안되어서 "시운전을 해보니, 경제성이 없다. 시설이 아깝다"며 광역시설로 바꿔버렸죠. ARC도 강남소각장에서 배웠나봅니다.

쓰레기에는 15~40%의 플라스틱이 섞여있다고 합니다. 이거 태우면 탄소 배출 장난 아니겠죠.

2.2 설계 및 기술 결함

2016년에 쓰레기를 태우는 노(태우는 곳)에 결함이 발견되어, 사업추진이 지연되었고 수백만 유로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완공이 된 이후에도 설계 및 기술결함이 발견됩니다. 너무 큰 소각장을 만들어서 너무 많은 열과 전기가 생산되는데, 여름에는 열과 전기가 과도하게 초과 생산됩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반만 운영합니다. 그 결과 또 예상보다 수익이 적어졌다고 하네요.

ARC는 이래저래 손해가 발생했고, 지자체는 그걸 메꿔주기로 합니다. 지자체의 쓰레기 수집을 ARC가 비싼 값에 하도록 맡겼다고 합니다. ARC는 예전보다 1천3백만 유로 비싼 값에 수집한다고 하네요. 시민들은 ARC의 손해를 메꿔주기 위해 세금을 더 많이 소비해야 하는거고요.

한 업체에서 쓰레기 소각과 수거를 같이 하면 분리수거를 해야할 필요성이 낮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야 분리수거를 하는데 필요한 비용/인력/시간이 절약되요. 안그래도 쓰레기가 부족한데 더 많이 태울 수 있으니 좋고요.

그리고 이건 어찌보면 사소한건데, 서울시가 부러워하는 아마게르 바케의 인조잔디 슬로프가 예상보다 더 빨리 손상되고 있어서 이거 복구비용을 보험사에서 처리할지 ARC가 처리할지 분쟁중이라고 합니다. 보험사가 이기면 문 닫아야 한다고 하네요.

2.3. 탄소중립 2025 못지켜서 디폴트 상황 됨 -> 환경문제 있음을 여실히 증명

코펜하겐은 2012년에 탄소중립도시를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탄소포집장치(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를 이용해서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고 지하에 저장할 수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8월(지난달!!), 코펜하겐은 국가에서 정한 기준을 못 맞추겠다고 포기를 해버렸습니다. 업체가 국가와 협의한 양 이하로 탄소배출을 관리하면 펀딩을 받는데, ARC가 그 대상에서 탈락했다고 발표하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근데 ARC는 그동안 이산화탄소 포집기술을 위해 여태 여기저기 외부 펀딩도 많이 받고 정책 지원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 그냥 남의 돈 먹고 숙제를 못한거네요)

아 이쯤에서 현대화+지하화 했다는 당인리 발전소 수치를 봅시다.

당인리발전소 질소산화물 연간 허용배출량은 189톤인데, 2021년에만 222톤 배출됐다고 하네요. 2000년부터 200톤 이하로 배출한 적이 없습니다.

결론.

조사를 해보니, 서울시는 아마게르 바케를 벤치마킹하는게 맞습니다.

- 애초부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고 걱정말라고 구라치고,

- 기술적으로 문제없다고 선언하고 못 지켜서 결국 친환경 도시 포기하고,

- 겉으로는 친환경을 외치지만, 돈과 정치적 이유로 추진을 하는거죠.

그리고, ARC의 1,500톤보다 더 큰 1,750톤을 경제성, 효율성 있게 운영하려면 어떻게 할까요.

ARC는 영국에서 쓰레기를 수입해왔습니다. 우리는 "조용히 해"라고 하는 양천구 소각장 걸 받아오려나요?

출처:

https://zerowasteeurope.eu/2019/11/copenhagen-incineration-p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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